씨알정신을 구현한 채현국 선생

박재순l승인2016.11.19l수정2016.1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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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나는 채현국 선생을 몰랐다. 한겨레신문에서 채선생의 대담기사를 보고 마음에 큰 울림을 얻고 기뻐했다. 채선생의 삶과 정신이 씨알사상과 정신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이가 서울대 철학과를 나와서 평생 민주정신에사무쳐 살았으니까 함석헌 선생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를 한번쯤은 읽지 않았을까? ‘뜻으로 본 한국역사’의 생각과 정신이 채선생의 삶과 정신과 행동 속에 그대로 녹아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그가 ‘쓴 맛이 사는 맛’이라고 한 것은 한국역사를 고난의 역사로 풀이하면서 함 선생이 시련과 고난이 우리를 깨우고 살리며, 실패와 패배를 딛고 이김에 이른다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

그이가 광산업으로 큰 돈을 벌었으나 광부의 피가 묻은 돈이라면서 광부들에게 나누어주고 해직기자들에게 집을 사주고 ‘창작과 비평’사와 민주운동단체들에 돈을 대주었다. 그러나 그이는 한사코 남을 도운 사람으로 알려지는 것을 거부했다. 남을 도운 것이 아니라 내 일을 내가 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씨알정신이다.

꽃과 열매와 씨를 맺어서 뭇 생명을 먹여 살리는 씨알이 언제 그것을 내세우거나 자랑한 적이 있던가! 꽃을 피우고 열매와 씨를 맺는 것은 씨알이 제 일을 한 것일 뿐이다. 만일 씨알이 제 할 일을 하고 남에게 생색을 낸다면 참으로 우스운 일이아닌가? 말은 쉽지만 그렇게 씨알로 살기는 어렵다. 안창호, 이승훈, 유영모, 함석헌 그리고 채현국은 씨알로 살았다. 효암학원이사장이면서 허름한 옷을 입고 정원 일을 하는 그이는 오산학교 이사장이었던 이승훈 선생이 학교 마당 쓸고 변소청소하던 것과 꼭 닮았다.

채선생이 ‘산파적 인간’으로 내세운 “시시한 사람들, 월급 적게 받고 이웃하고 행복하게 살려는 사람들”은 씨알사상에서 말하는 씨알과 꼭 같다. 씨알사상이 얼과 신(神)을 말하는 것이 채선생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씨알사상과 정신으로 사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채현국 선생처럼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박재순  p994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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